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.75%에서 2.25%로 0.5%포인트 인상했다.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첫 '빅스텝(0.5%포인트)' 인상이다. 이날 결정은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물가와 미국과의 금리 역전 우려 속 이뤄졌다.
이날 결정으로 7년 만에 기준금리는 2%대 고지를 밟았다.
한은이 추가 인상에 나선 건 들썩이다 못해 치솟는 물가 오름세 때문이다.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(CPI)는 1년 전보다 6% 올랐다. 이는 5월(5.4%) 상승폭보다 0.6%포인트 확대됐다.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(6.8%)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.
문제는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. 당장 이달부터 전기·가스·수도요금이 모두 오른다. 농축수산물가격도 오름 폭을 키우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. 7%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.
꺾이지 않는 기대 인플레이션도 물가와의 전쟁에 나선 한은의 ‘인플레 파이터’ 본능을 더 자극하고 있다.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‘지속적’으로 오르는 것으로, 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경제 주체에 고착화하는 건 가장 큰 위험이다. 이런 기대 심리를 낮추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.
한은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.3%에서 3.9%로 올랐다. 2012년 4월(3.9%)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. 특히 0.6%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.
한은의 빅스텝 인상으로 2015년 이후 약 7년 만에 2%대 기준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.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2%에서 1.75%로 낮춘 이후 기준금리는 계속 2% 아래에 머물러왔다. 1%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을 맞은 것이다.
물가와의 전쟁 속 금리를 끌어올리는 한은의 아픈 손가락은 가계부채다.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도 더 오를 수밖에 가계와 기업 등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. 특히 그동안 무리하게 대출을 늘렸던 '영끌(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)·빚투(빚내서 투자)족' 및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취약차주의 신용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.
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859조4000억원이다. 이 중 변동금리 비중은 약 77%에 달한다.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.25%포인트, 0.5%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각각 3조2000억원, 6조4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.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은 각각 약 16만1000원, 32만2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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